기업 공시 효과에 대한 이론적 배경
공시 기업 및 관련 기업에 대한 효과
기업 공시 (corporate disclosure)가 기업의 행동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 최근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공시의 효과는 기업 의사 결정의 의도와 결과를 기업의 내 외부
이해관계자 (예, 종업원, 주주, 정부감독기관 등)들이 완벽하게 관찰 가능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완벽하게 관찰되지 않는 기업의 행동을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경영자들이 기업의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이익에 반하여 기업의 단기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도덕적 해이 (moral hazard)를 감소시킬 수 있다. 도덕적 해이란 양자 간 계약이 이루어진 이후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상호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하는현상을 의미한다.
공시의 도덕적 해이 감소 효과는 식당의 위생 관리 카드, 환경 평가 점수, 식수의 오염 정도
공시 등 여러 맥락에서 검증되어 왔다. 우리 정부 역시 고용형태 공시 (고용노동부), 환경정보
공개 (환경부), 기업집단현황 공시 (중소벤처기업부) 등의 정보공개제도를 통해 기업공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각 사업장 별 환경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업장 간 비교를 하여 어떠한
사업장이 더 많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게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용수 사용량과 에너지 총량, 폐기물 발생 총량, 수질오염물질 총량, 화학물질 배출량에 대한
최근 3년간 정보를 상세히 공시하고 있다.
공시를 통해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감소시키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메커니즘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문제되는 행동을 한 기업을 공시함으로써 해당 기업이 이후 잘못을 하는 것을 억제하는 기능이다. 공시를 통해 해당 기업의
문제가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알려지면 기업은 평판 하락, 소비자와 투자자
외면, 매출 감소 등의 문제에 직면한다. 따라서 공시의 대상이 된 기업은 이후
잘못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게 된다.
둘째는 문제되는 행동을 한 기업을 공시함으로써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동
일 산업에 속하거나, 지리적으로 근방에 위치한 다른 기업 역시 이후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억제하는 기능이다. 공시를 통해 한 기업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경제적 타격을 받는 것을 목격한 다른 기업들이 이후 문제를 발생시키
지 않도록 노력하는 효과가 존재한다. 이는 공시 대상 기업의 동일 산업에 속
한 다른 기업들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을 의미한다.
언론을 통한 공시효과
산업안전보건 공시를 통해 공시 대상 기업 외에 다른 기업들의 사고율을 하락시키는 중요한
채널에는 언론이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언론의 역할은 두 가지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한 가지는 언론의 직접적인 감시 효과 (monitoring)이다. 기업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유인이 존재한다. 하지만 다양한 경로로 기업의 문제를 언론에서는
포착할 수 있고 이를 공론화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언론이 기업에 대한 감시
수준을 높일 때 기업의 잘못된 행위들이 감소한다 (Dyck et al. 2008). 특히 미국의 경우 기업의 사기 행위 (fraud)의 3분의 1 이상을 언론에서 감시하여 기업이 스스로 밝히기 이전에 해당
내용을 공개하였다 (Miller, 2006).
두 번째는 언론을 통한 정보의 확산 (information diffusion)이다. 기업들 이 산업안전보건
공시를 할 경우 해당 내용이 언론을 통해 확산될 수 있다.
많은 연구들이 언론을 통한 기업정보 확산이 해당기업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주목해왔다 (Bushee et al., 2010; Engelberg and Parsons, 2011).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기존의 언론이 담당하던 정보의 확산 역할이 강화되었다 (Lau and Wydick, 2014).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밝히는 것은 언론을 통해 주목을 받은 기업들의 가시성 (visibility)
이 올라가고 그에 따라 기업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Jonas Heese와 공저자들은 최근 연구에서 지역 언론사가 사라졌을 때
기업의 잘못된 행동 (misconduct)이 증가한다는 연구를 발표하였다 (Heese, et al., 2022).
이를 입증하기 위해 저자들은 지역 언론사가 폐업하여 사라지는 경우를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