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자산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 사회활동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Ⅰ. 서론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는 세계에서 유례없을 정도로 가파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머지않아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노인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노인의 사회경제적인 문제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노인의 경제적 안정은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건강 및 여가활동을 증진시키며 성공적인 노후의삶을 영위할 수 있는 큰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최성재, 장인협, 2010). 

그러나 2016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의 소득기준을 통한 노인 빈곤율은 48.8%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OECD, 2016). 또한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서 노인들에게 물어본 경제상태에 대한 만족도를 보면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는 10.3%, ‘만족하지 않는다’는 43.6%, ‘그저 그렇다’는 30.8%로 대다수의 노인들이 경제상태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4).

이러한 노인의 경제적인 불안상태는 정신건강을 저하시키고 특히 우울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정은, 이선혜, 2012). 노인의 경제적 문제는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극단적인 행동을 초래할 수도 있어서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볼 수 있다(김자영, 한창근, 2015). 
우리나라의 OECD 노인자살률은 10년 넘게 1위를 차지하고 있고(세계일보, 2016), 2011년 사망원인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 중 10만명당 79.7명이 자살을 하는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2011).

다른 한편, 최근 주요 선진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고령인구의 증가로 인해 노인의 사회활동참여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고 활력 넘치는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황종남, 권순만, 2009).

성공적인 노화를 위한 노인의 적극적인 사회활동 참여가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Rowe & Kahn, 1998).
또한 사회활동 참여는 노인의 우울 완화를 포함한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권혁수, 2009; 강선경, 2010; 김동배, 김상범, 신수민, 2012; Lemon, Bengtson, & Peterson, 1972). 

하지만 우리나라 노인들은 전반적으로 사회활동 참여가 저조하고 일부의 사회활동만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것으로 나타났다(허준수, 2014).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서는 가구소득이 낮은 노인일수록 사회활동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는데(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4) 이는 노인의 경제적 상태가 사회활동 참여에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주고 있다.

노인의 경제적 상황, 사회참여, 그리고 우울이 노인의 삶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본연구는 노인의 경제적 상황을 측정하는 요인으로 소득과 함께 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득을 우울의 요인으로 분석한 선행연구들이(이상록, 이순아, 2010; 정순둘, 구미정, 2011; 강은나, 김혜진, 정병오, 2015) 많았으나, 은퇴시기가 지난 대부분의 노인들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점을 고려하면 노인의 삶에 있어서 자산의 중요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김자영, 한창근, 2015; Han & Hong, 2011). 그렇지만 노인의 삶에 노인의 자산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다른 연구에 비해 초기단계이다. 따라서 노인자산의 구성 및 수준에 대한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고 추가적으로 자산의 구성 및 수준이 노인의
삶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들이 필요할 것이다.

노인가구의 자산수준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한 선행연구(김자영, 한창근, 2015)가 있지만 이 연구의 우울 변수는 응답자의 반응에 왜곡될 경향을 가지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노인의 자산, 사회참여, 우울의 관계를 검증한 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 연구는 우리 사회의 노인들에게 있어서 자산이 우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자산과 우울의 관계에서 사회활동이 매개효과를 가지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인의 자산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노인의 자산과 우울 간의 사회활동이 매개효과를 가지는가?


Ⅱ. 이론적 배경

1. 노인의 우울

우울은 부정적인 감정, 무기력, 흥미상실 등의 증세를 포함한 심리적 및 정신적 장애로 정의한다(Morgan & Kunkel, 2001). 

개인적 적응능력에 따라 우울 정도가 다르지만 우울증 경향은 노년기 전반에 증가하는데 사회적 환경에 적응하려는 개인의욕구와 충족과정에서 야기되는 갈등이 우울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우울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심각한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Marmot & Wilkinson, 2001).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노인 우울증 환자 수가 연평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우울증 환자 3명 중1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이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2016). 

이는 은퇴 이후 경제 사정의 악화, 지위 및 역할 상실, 사회적 고립 등의 여러 가지 스트레스 
상황에 많이 노출되고 있어 우울이 야기된다고 볼 수 있다(김동배 외, 2012). 박재홍, 정지홍
(2010)의 연구에서는 독거노인의 우울이 높을수록 문제음주가 높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허준수, 유수현(2002)의 연구에서는 노인의 우울이 삶의 만족을 저하시키고 자살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노인의 우울 문제는 노년기에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보고되고 있다(김동배, 손의성, 2005).

노년기의 우울은 유전적 요인보다는 인구사회학적인 요인들의 영향이 크다고 제시하였고(이숙현,2016) 노인의 우울과 관련된 여러 선행연구들에서 다양한 요인들이 확인되었다(김영숙, 서경현, 2002; 김동배, 손의성, 2005; 김자영, 한창근, 2015). 스트레스 및 자아존중감 등의 심리적 요인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김영숙, 서경현, 2002) 기존의 연구들을 메타분석으로 연구한 김동배, 손의성(2005)의 연구에서는 인구사회학적인 변인들로 성별, 연령, 교육수준, 종교유무, 배우자유무 등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자영, 한창근(2015)의 연구에서는 소득과 더불어 총자산이 우울에 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노인들이 우울에 취약한 요인으로 경제적인 불안상태를 파악한 연구(고정은, 이선혜, 2012)와 같이 많은 연구들에서 우리나라 노인의 우울이 높은 이유로 경제적인 문제를 들었다(최영, 2008; 김용순, 유문숙, 박진희, 2009).


2. 자산의 복지효과

1) 자산의 정의

자산은 유형, 무형의 재산과 관련된 권리 또는 청구권으로 이러한 권리는 문화적 기대와 공식적인 제도에 의해 보장되고 시행된다. 자산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세 가지 관점으로 요약될 수 있다.

즉, 세 가지의 관점은 소비주의적 관점, 사회계층적 관점, 그리고 발달론적 관점을 말한다(Mckernan & Sherraden, 2008).
소비주의적 관점은 일반적으로 경제학적 관점에 기초하고 있으며 자산이 미래의 소비를 위한 축적으로 보고 있다. 일정 소득으로 소비하고 남은 금전적 가치가 저축 또는 자산이라는 것이다(Mckernan & Sherraden, 2008). 

가령 일생주기에 따라 소득의변화 그리고 소비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중장년기에 축적된 소비되고 남은 자산을 은퇴이후 노년기에 사용한다는 일생주기 가설이(Modigliani, 1986) 그 대표적인 소비관점이다.

사회계층 관점은 다음 세대를 위해 물려주는 주요 계층이동수단이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관점에 따라 소득과 자산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데 소득은 일시적인 경제 수단이지만 자산은 보다 안정적으로 사회적 계층과 지위를 보장해 준다(Oliver & Shapiro, 1990). 그리고 소득은 기회의 범위가 작지만 자산은 소득보다 기회의 범위가 더 광범위하다는 점이 특징이다(Mckernan & Sherraden,2008). 

즉, 사회계층 관점은 소득보다 자산이 장기간으로 삶에 영향을 주며 노인의 삶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발달론적 관점은 자산이 소비의 욕구를 넘어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그리고 심리적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개인의 가능성을 증진시킨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발달론적 관점은 개인들로 하여금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산 보유에 따른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Sherraden, 1991).



2) 자산효과이론

Sherraden(1991)은 자산이 다음과 같이 아홉 가지의 다차원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자산효과이론을 제시하였다(Sherraden, 1991). 

첫째, 자산은 가구의 안정성을 향상시킨다(Rothwell & Han, 2010; Han & Rothwell, 2014). 
둘째, 자산은 사람들을 미래지향적인 태도로 만든다(Han, Ssewamala, & Wang, 2013). 
셋째, 자산은 인적자본과 다른 유형의 자산을 증대시킨다(Mckernan & Sherraden, 2008).
넷째, 자산은 기술 및 전문성을 키울 수 있게 한다.
다섯째, 자산은 위험을 감수할 기반을 제공한다 (Han & Rothwell, 2014). 
여섯째, 자산은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킨다. 자산은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이끌고(Hong & Han, 2014) 우울을 줄여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김자영, 한창근, 2015). 
일곱째, 자산은 사회적 영향력을 높인다. 
여덟째, 자산은 정치적 관심과 지식 그리고 참여를 증가시킨다. 
아홉째, 자산은 후세대의 복지를 향상시킨다. 이러한 자산효과 이론에 근거하여 노후 자산 보유에 따라 노인의삶에 대한 의식 및 태도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이해관계자이론

McBride(2003)에 의하면 자산 및 부(Wealth)는 자원봉사활동 및 시민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 로서 자산은 다양한 사회활동 참여를 하게 만드는 동기를 부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해관계자 들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치참여와 지역조직을 형성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하였다(McBride, 2003; McBride, Lombe, & Beverly, 2003). 

주택보유자가 주택의 가치를 위해 지역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고 사회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웃들과 상호작용도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Han & Hong, 2013).

노년기의 경제적 사정이 좋을수록 여가활동의 수 가 많아지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 (Atchley &Barusch, 2004) 노인들의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여가활동, 동호회, 친목단체, 정치사회단체 및 자원봉사활동 등의 사회활동 참여율이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2). 

또한 공공부조를 받고 있는 노인들이 그렇지 않는 노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사회활동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Richard, Gauvin, Gosselin, & Laforest, 2008).

3. 노인의 사회참여와 긍정적인 효과: 활동이론

노인의 사회활동은 개인적인 활동이 아니라 사회집단 속에서 다양한 관계와 만나는 모든 형태의 활동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김영범, 이승훈, 2008). 
사회활동의 형태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네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윤종률, 2005). 

첫째, 대인관계와 접촉하는 사회활동인데 이러한 형태는 가족, 친구, 이웃들과 만나는 일종의 모임활동을 의미하며 경로모임, 종교모임, 동창회, 향우회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재화 및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회활동으로 노인의 직업모임, 자원봉사활동 등을 말한다.

셋째, 교육활동으로서 노인이 새로운 기술 및 지식을 얻기 위해 모이는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노인대학, 평생교육원, 학습모임 등의 활동이 포함된다. 넷째, 일반적인 여가활동으로 개인에 따라 원하는 여가활동을 참여하는 것이다. 여가문화 및 스포츠 모임, 동호회 등이 대표적인 여가활동이다.

노년기의 사회활동 참여는 은퇴 이후 소극적이고 의존적인 노인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로 변화시키며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는데(조성남, 2004) 이러한 노인의 사회활동 참여는 많은 연구들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박경혜, 이윤환, 2006; 남기민, 박현주, 2010; 임은의, 이종남, 박보영, 2014). 박경혜, 이윤환(2006)의 연구에서는 노인의 사회활동이 많을수록 신체기능이 양호하다는 인과관계를 파악하였다. 이는 사회활동을 다양하게 하는 노인일수록 건강수명이 연장되었다는 Havighurst(1957)의 연구를 뒷받침해준다. 

그리고 남기민, 박현주(2010)의 연구에서는 노인의 우울을 줄이고 삶의 만족을 높이는 요인으로 사회활동 참여를 제시하였고 임은의 외(2014)의 연구에서는 농촌노인의 사회활동 만족도가 높을수록 정서적 고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Havighurst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제시된 활동이론은 Lemon et al.(1972)의 연구에서 상징적 상호작용주의 관점으로 확립되었고 노년기의 사회활동 참여 정도가 높을수록 심리적 만족감과 생활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최성재, 장인협, 2010). 은퇴 이후에는 상실된 역할을 대처할 만한 새로운 사회활동을 찾아서 최대한 활동하는 것이 삶의 만족을 높인다고 볼 수 있다(Havighurst, Neugarten, & Tobin,1968).

사회활동과 우울 간의 관계를 살펴본 선행연구로 신창환(2010)의 연구에서는 노인의 사회활동 참여개수에 따라 우울의 정도가 낮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였다. 김동배, 신수민, 정규형(2012)의 연구에서는 노인의 자원봉사 참여가 우울 완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활동이론에 근거하여 노인의 사회참여 정도가 높을수록 우울감은 낮아질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227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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